문을 닫지 않아도 상관없던 엊그제는 바로 엊그제 떠나 버린듯합니다. 이젠 제법 서늘한 공기가 땀샘을 통해 피부 깊숙히 전달이 되는 느낌입니다. 여름 내내 지친 에어컨이 이젠 노화라도 된듯이 돌아가다 안돌아가다하기를 쉬엄 쉬엄합니다. 지난 월요일이 입추였습니다. 입추답게 제법 가을 분위기가 납니다.
기다린것도 아닌데 이젠 여름이 떠나 가는 모양입니다. 여름이 떠나길 바라는건 아닙니다. 단지 이젠 여름이 지나고 찾아올 겨울이 왠지 낯설게 느껴질 뿐입니다. 반가운 친구의 이미지가 아니라, 만나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이젠 날도 상당히 짧아 졌습니다. 마지막 열정을 쏟아 부은 까닭인지 태양도 이젠 일찍 집으로 퇴근해 버리고 아침 출근도 상당히 늦습니다 태양이 늦게 출근하는 바람에 새벽 공기 가르며 교회로 갈때에도 이젠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밝혀야 합니다. 그야말로 이제야말로 빛이 필요한 때입니다.
“아침에 하늘이 붉고 흐리면 오늘은 날이 궂겠다 하나니 너희가 천기는 분멸할 줄 알면서 시대의 표적은 분별할 수 없느냐”라는 새벽 큐티 말씀이 왜 그리도 피부에 콱 와 닿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