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월요일엔 눈이 엄청 내렸습니다. 밤 새 잘 자고 깨어 커튼을 걷는 순간 갑자기 눈이 시려옵니다. 새하얗게 눈으로 온통 덮어 버린 동장군이 모든 봄기운을 완전히 튕겨 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튕긴 봄기운이 내 눈에 시린 상처를 남기며 흩어집니다. 겨울이니까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하겠지만 그게 아닙니다. 그때가 17일 주일이 지난 다음날이니까 4월의 중반도 훌쩍 넘긴 4월 18일에 쏟아진 눈은 시카고를 실감나게 만드는 또 다른 흔적입니다.
가만히 뉴스를 틀어 보았습니다. 뉴스마다 난리입니다. 1910년 이후에 쏟아진 100년만에 기록이라고 떠듭니다. 시린 겨울 기운을 외투를 저미며 털어 내 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목에까지 목도리로 돌돌 감고야 약간은 시린 기운이 털려 나가는듯 합니다.
교회를 향하며 차위로 쌓인 눈이 파편되어 마지막 겨울 기운을 한껏 자랑할때 혼자 속으로 생각해 봤습니다. “봄은 언제 오는걸까?”
그러나 그때 불연듯 스치는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봄은 기다리는게 아냐, 봄은 맞이하는 것일 뿐이지.”
그렇습니다. 봄은 기다리는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기다린다고 일찍 오는건 아니니까요, 단지 맞이 할 뿐입니다. 구원도 그렇습니다. 구원은 한없이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구원은 맞이하는 것입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 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