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과의 만찬에 초대되셨습니다. 대통령과의 만찬에 앞서 간단한 신분조사가 필요합니다. 목사님의 신상명세에 대해서 간단히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며 시카고 영사로 부터 전화를 갑작스레 받았다. 주민등록 번호 혹은 여권번호등을 알려주고는 초대받은 기쁨과 함께 그때를 기다리며 ’언제 오시느냐’라고 물었더니 ‘극비사항’이라며 알려주지 않는다.
대통령과의 만찬 하루 전에야 간신히 초대장을 받았다. 그리고 대통령과의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장소에 갔을때도 그냥 들여 보내지 않는다. 역시 간단한 몸검사가 있겠다며 가진것은 다 밖으로 내어 놓게 만들고는 몸 여기 저기를 샅샅히 검사한다.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장할 것과, 만나기전 1시간 전에는 약속장소에 꼭 와달라는 부탁, 그리고 대통령이 입장할때는 반드시 자리에서 일어날 것과 대통령 내외분이 입장시에 박수로 환영할 것을 주문받는다. 대통령을 만난 한시간 반정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리고 대통령과의 만남 일정이 끝나자 만감이 교차하기 시작한다.
대통령을 만나는것도 영광이고 기쁜 일이겠지만 대통령과의 함께 하는 시간 내내 하나님 생각이 내 머리와 마음을 가득채운다. 화려한 음악, 그리고 모인 사람들의 진심어린 영접을 몸 구석구석 느끼면서 왕의 왕, 주의 주되신 하나님 아버지 앞에 선 내 자신을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귓전에 다시한번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주문 받는 내용들이 귓전에 스쳐간다. 그리곤 왠지 하나님 앞에 너무 죄송하다.
“반드시 정장을 하셔야 합니다.”
“약속시간 1시간 전에는 도착해서 미리 기다리셔야합니다”
“입장시엔 환영의 표시로 큰 박수를 부탁드립니다”